출발 나흘 전에야 국가 페이지의 비자 칸에 적힌 전자 비자 / ETA라는 한 줄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둘 중 어느 쪽이냐에 따라 오늘 저녁 30분이면 끝나는 일이 되기도 하고, 이미 늦은 일이 되기도 합니다.
한 칸에 묶여 있지만 성격은 다릅니다. 한쪽은 비자가 아니고, 한쪽은 비자입니다. 준비 기간과 서류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구분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ETA는 비자가 아니다
ETA(전자여행허가)는 원래 비자가 필요 없는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무비자 입국 대상자를 비행기에 태우기 전에 미리 신원을 조회하는 절차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승인되면 여권 번호에 전자적으로 연결되고, 따로 출력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애초에 무비자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전제이므로, 그 조건은 무비자·도착비자·사전비자에서 확인하세요.
- 신청서가 짧습니다. 여권 정보와 연락처, 간단한 신상 질문 정도입니다.
- 자동 심사라 빠릅니다. 다만 사람이 들여다보게 되면 며칠이 걸리기도 합니다.
- 수수료가 있는 나라도, 무료인 나라도 있습니다. 금액은 국가마다 다릅니다.
전자비자(e-Visa)는 진짜 비자다
전자비자는 원래 비자가 필요한 나라가 대사관 방문 대신 온라인 신청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창구가 웹사이트로 바뀌었을 뿐, 심사 자체는 일반 비자와 같습니다.
- 제출 서류가 많습니다. 사진, 숙소 예약, 왕복 항공권, 때로는 재정 증명까지 요구합니다.
- 심사에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립니다. 성수기에는 더 밀립니다.
- 거절될 수 있고, 수수료는 대개 돌려받지 못합니다.
- 입국할 수 있는 공항과 국경이 지정된 나라가 많습니다. 육로로 넘어가려다 그 국경에서는 전자비자가 통하지 않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없이 공항에 가면 어떻게 되나
가서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둘 다 출발 전에 끝나 있어야 합니다. 입국 요건을 1차로 확인하는 곳은 도착지 심사대가 아니라 출발지의 항공사 카운터입니다. 승인 기록이 조회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탑승이 거부됩니다. 입국이 거부된 승객을 자비로 돌려보내야 하는 쪽이 항공사이기 때문에, 애매하면 태우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이때 항공권은 대개 보상받지 못하고, 숙소 예약도 그대로 날아갑니다.
신청할 때 조심할 것
- 검색 상단에 뜨는 대행 사이트는 공식 수수료에 자기 수수료를 얹어 받습니다. 해당 국가의 정부 도메인에서 직접 신청하세요. 어느 주소가 공식인지 헷갈리면 외교부 해외안전여행의 국가별 정보나 외교부의 재외공관 안내에서 확인하는 편이 빠릅니다.
- 여권 정보는 철자와 번호까지 여권과 똑같아야 합니다. 허가가 여권에 연결되므로 오타가 있으면 공항에서 조회되지 않습니다.
- 여권을 새로 발급받으면 이전 여권에 붙어 있던 허가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 허가의 유효기간과 1회 체류 가능 기간은 별개입니다. 1년짜리 허가라도 한 번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훨씬 짧은 경우가 흔합니다.
정리
- ETA는 무비자 입국자를 미리 걸러내는 사전 허가, 전자비자는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진짜 비자입니다.
- ETA는 대개 짧고 빠르지만, 전자비자는 서류와 심사 기간을 항공권보다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 둘 다 없으면 도착지가 아니라 출발지 카운터에서 막힙니다. 항공권은 보상되지 않습니다.
- 신청은 반드시 그 나라 정부 도메인에서. 대행 사이트는 같은 일을 더 비싸게 합니다.